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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는 추억이 깃든 근대 역사부터 트렌디한 현재를 넘나드는 감성적인 여행지다. 한국관광 100선에‘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과 목포해상케이블카’가 선정되기도 했다. 발걸음을 옮기는 골목마다, 마주하는 건물마다 흥미로운 이야기에 멈춰서게 된다. 마음을 끄는 이야기를 골라 자기만의 목포 스토리텔링 여행을 만드는 건 어떨까. 근대 역사를 담은 건물에 숨은 이야기를 찾고, 우리 대중가요 초창기를 만든 이난영의 이야기에 빠져든다. 김우진과 ‘사의찬미’ 윤심덕의 러브스토리도 빼놓을 수 없다.
목포해상케이블카 뒤로 원도심 전경이 펼쳐진다.1897년 목포 개항으로 형성된 근대역사문화공간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은 건물, 유물이 아닌 공간 자체를 문화재로 지정한 우리나라 최초 사례다. 개항 이후 일본인들이 주로 거주했던 선창가 지역으로 일제강점기에 지은 건물과 가옥들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개항 당시 외국인들이 머물도록 마련한 각국 거류지의 총 면적은 726,024㎡였는데 이 중 핵심 지역 114,038㎡(602필지)가 등록문화재로 지정됐다.
바위 언덕 주변이 목포진지 역사공원이다.‘호텔 델루나’촬영지 구 일본영사관
가장 핫 한 옛 건축물은 드라마 ‘호텔 델루나’의 촬영지로 유명해진 구 일본영사관이다. 인천, 부산과 달리 목포는 외국인 공동거류지가 하나였다. 때문에 일본, 러시아, 영국 등 각국은 좋은 위치에 영사관 부지를 확보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했다. 이전부터 영향력이 컸던 일본이 가장 좋은 터에 영사관을 뒀다.
노적봉 아래 개항장 일대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곳에 일본영사관이 있다. 목포에서 가장 크고 화려한 건물이다. 일제 강점기에는 목포부청, 해방 후에는 목포시청으로 썼다. 1974년에는 시립도서관, 1990년부터는 목포문화원으로 사용했다. 2014년부터는 목포근대역사관 1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오사카에서 가져온 붉은 벽돌을 쌓았다.역사관 내부에서 시가지를 내려다본다.구 일본영사관은 목포 최초의 서양식 건물이자 가장 높은 건물이었는데 외벽은 오사카에서 가져온 벽돌을 사용했고, 내부에는 각 방마다 영국산 타일과 이탈리아산 대리석으로 장식된 벽난로를 설치했다. 영사관 뒤에는 태평양전쟁 당시 만든 대형 방공호와 목포부청 때 사용했던 서고가 남아있다.
태평양전쟁 중 한국인을 동원해 뚫은 방공호근대 대중문화의 태동이 된 목포
목포항과 개항장이 호황을 누리면서 금융가를 이뤘다. 제일은행, 식산은행, 18은행, 동양척식주식회사 등 모두 일본인들이 만든 금융시설이었다. 1920년 호남은행 목포지점이 설립되면서 최초로 한국인을 위한 민족자본 은행이 목포에 등장했다. 호남은행 목포지점은 1929년 지금 위치에 건물을 신축했다. 설계는 미국, 공사는 일본이 맡았다. 벽돌은 러시아산을 사용했다. 호남은행 설립자인 현준호씨는 영암 사람으로 서울 휘문의숙에서 공부하고 일본 메이지대학 법률학과에 입학해 유학생 모임 활동을 하면서 은행 설립의 꿈을 꾸었다. 광주에 설립된 호남은행은 호남지역 대지주, 상업자본가들이 대거 참여했다. 직원은 모두 한국인으로 고용했다. 설립자 현준호씨의 손녀가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이다.
민족자본으로 설립된 구 호남은행 목포지점호남은행 목포지점 건물은 해방 후에도 은행 건물로 사용했다. 한때 목포문화원에서 사용했고 지금은 목포 대중음악의 전당으로 모습을 바꿨다. 1·2층 모두 천장을 터 독특한 목조 트러스 구조를 드러낸 것이 특징이다. 호남은행 설립에 관한 전시물과 당시 사용했던 금고 등이 전시돼 있다. 1층 모던타임즈 내부에 들어가면 VR드라마 ‘100년 전 목포로 떠나는 시간 여행’을 시청할 수 있다. 고종이 들려주는 목포 개항 이야기, 이난영과 김시스터즈 이야기, 극작가 김우진과 소프라노 윤심덕에 관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우리나라 대중가요의 주요 음반들을 모아 둔 전시2층에서는 이난영과 그의 가족들에 대한 이야기를 자세히 볼 수 있다. 개항 후 목포는 전남을 대표하는 상업도시로 성장했다. 목포극장, 평화관 등 대형극장이 성황을 누리면서 공연문화가 발달했다. 그 격동의 시대에 목포를 대표하는 인물, 이난영과 우리 대중가요가 있다. 이난영의 ‘목포의 눈물’, ‘목포는 항구다’, 이미자의 ‘유달산아 말해다오’ 등 목포와 관련된 대중가요만 110여 곡에 이른다.
대중음악의 전당 2층은 이난영 관련 전시로 가득하다.‘목포의 눈물’ 이난영과 최초로 미국에 진출한 걸그룹 김시스터즈
이난영은 1916년 목포 양동에서 태어나 태양극단을 만난 후 다니던 학교를 중퇴하고 극단에 합류했다. 이철이 대표로 있는 오케레코드사에 등용돼 1935년 ‘목포의 눈물’을 불러 전국적인 히트 가수가 됐다. 또 다른 히트곡 ‘목포는 항구다’는 친오빠 이봉룡의 곡으로 1942년 발표했다.
이난영의 가계도에 연인 남인수도 보인다.이난영은 1937년 기타리스트 겸 작곡가인 김해송과 결혼해 3남 4녀를 두었다. 이난영은 아이들에게 노래는 물론 각종 악기들을 모두 다룰 수 있도록 교육했다. 2명의 딸과 이봉룡의 딸 1명으로 구성된 김시스터즈도 만들었다. 김시스터즈는 미8군 무대는 물론 일반 무대, 뮤지컬 영화에도 출연했다. 1959년에는 미국에 진출했다. 케이팝 원조인 셈이다. 미국 TV 프로그램 ‘설리번쇼’에 33회나 출연했고, 미 전역의 호텔 클럽에서 출연 제의가 빗발쳤다. 이난영은 아들로 구성된 김브라더스 역시 미국에 진출시켰다.
미국에서 발매한 김시스터즈 앨범미국에서 잠시 거주했던 이난영은 1965년 서울에서 홀로 생을 마감했다. 파주에 묘를 썼다가 자녀들이 2006년 고향 목포로 모셔 생전 좋아했던 배롱나무 아래 수목장 형태로 이장했다. 삼학도 이난영 공원에는 이난영 나무와 목포의 눈물 노래비, 목포는 항구다 노래비가 서 있다. 사시사철 애달픈 노래가 흘러나온다.
이난영과 관련한 장소로는 목포 대중음악의 전당, 삼학도 이난영공원, 이난영&김시스터즈 기념관이 있다. 기념관의 경우 개인이 만든 곳으로 김시스터즈의 기증을 받아 앨범, 의상, 악기 등 꽤 많은 전시물을 볼 수 있다.
이난영&김시스터즈 기념관 겸 무인 카페로 사용되는 공간목포의 모던 보이 1세대로 회자 되는 극작가 김우진과 윤심덕의 러브스토리도 흥미롭다. 김우진의 부친 김성규는 목포의 큰 부자로 장성군수를 지내고 목포 개항장 업무를 전담한 무안감리서의 6대 감리였다. 김우진은 일본 유학 중 연극 활동을 하다가 윤심덕을 만나 사랑에 빠졌다. 하지만 고국에는 아내와 아이가 기다리고 있었다. 아버지와의 불화와 이룰 수 없는 사랑으로 괴로워하던 김우진은 ‘사의찬미’를 녹음하고 돌아오던 배 안에서 윤심덕과 함께 바다에 몸을 던졌다. 아버지의 대저택 성취원이 있던 자리 근처에 ‘김우진 거리’를 조성해 놓았다. 목포문학관에서 그의 육필 원고와 조형물을 볼 수 있다.
김우진 거리의 벽에 마련된 전시물목포 최고의 전망을 선물하는 목포해상케이블카
목포 여행의 마지막은 목포해상케이블카와 고하도가 제격이다. 길이 3.2km, 지주 타워는 155m로 국내 최대 높이다. 유달산과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목포항과 바다, 목포대교, 고하도까지 전망이 빼어나 편도 20분이라는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간다.
155m의 지주 타워와 빨간 케이블카가 인상적이다.고하도는 ‘높은 산(유달산) 아래에 있는 섬’이라는 뜻으로 이름붙여졌다. 섬 북쪽 뾰족한 부분을 용머리라고 부르는데 해상 데크를 따라가면 용머리까지 갈 수 있다. 조선 최고의 명장 이순신 장군과도 깊은 인연이 있다. 명량대첩을 승리로 이끈 이순신 장군은 이곳 고하도에서 106일 동안 머물면서 지친 군대를 재정비했다고 한다. 1722년 이 장군의 5세손이자 삼도수군통제사를 지낸 이봉상이 건립한 이충무공기념비가 고하도 선착장에서 인근 당산 위에 있다. 비석에는 일제강점기에 일본인이 총으로 훼손한 흔적이 있다. 고하도는 1904년 국내 최초로 미국산 육지면이 시험 재배된 곳이기도 하다. 고하도에서 생산한 목화를 목포로 옮겨 실을 뽑았다. 태평양전쟁 때 만든 대형 방공호 2개도 남아있다.
케이블카에서 내려다 본 고하도 해상 데크 로드이순신이 머물렀던 것을 기념해 해상 데크에 설치한 포토존이순신이 고하도에 머물며 전열을 가다듬었던 것을 기념하여 13척의 판옥선 모형을 격자형으로 쌓아 올려 만든 고하도 전망대는 섬의 랜드마크다. 이순신과 판옥선 관련 전시와 목포의 문학인, 대중가요, 관광지 등에 대한 전시가 층마다 마련되어 있다. 꼭대기에 서면 케이블카와 유달산, 목포대교, 고하도 해상 데크 등 빼어난 전망을 감상할 수 있다. 일몰을 감상하기에도 좋다. 목포해상케이블카를 탈 때 일몰 시간을 고려해 탑승하면 좋다. 고하도에서 돌아가는 케이블카에서 일몰을 맞이하는 제 최고다.
고하도 전망대는 판옥선 13척을 쌓아 올린 모양이다.고하도 전망대는 일몰 감상에도 제격이다.✔ 추천 여행 코스
〈당일 여행 코스〉
목포역→목포 대중음악의 전당→목포진지→근대역사관 1관→목포해상케이블카→고하도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목포역→동명동 77계단→목포 대중음악의 전당→목포진지→구 목포공립심상소학교 강당→근대역사관 1관→목포해상케이블카→고하도
둘째 날 / 목포의 눈물 노래비→이난영&김시스터즈 기념관→김우진 거리→이난영공원
✔ 여행지 정보-목포 대중음악의 전당 : 목포시 해안로249번길 34, 061-244-2220, 이용시간 09:00~18:00, 1월1일 및 월요일 휴관
-목포진지 : 목포시 폭포진길11번길 1-5, 상시 개방
-근대역사관 1관 : 목포시 연산로29번길 6, 061-242-0340, 이용시간 09:00~18:00, 1월1일 및 월요일 휴관
-근대역사관 2관 : 목포시 번화로 18, 현재 휴관 중
-구 목포공립심상소학교 강당(유달초 강당) : 목포시 영산로 10번길 10, 오픈스페이스 상시 개방
-동명동 77계단 : 목포시 송도길20번길, 상시 개방
-이난영&김시스터즈 기념관 : 목포시 차범석길 24
-김우진 거리 : 목포시 죽교동 206-2 일대, 상시 개방
-목포해상케이블카 : 목포시 해양대학로 240(북항스테이션), 달동 산192-18(고하도승강장), 061-244-2600, http://www.mmcablecar.com
이용시간(동계) 월~목 10:00~19:00, 금·토·일 및 공휴일 09:30~20:00
글, 사진 : 김숙현(여행작가)※ 위 정보는 2023년 4월에 작성된 것입니다.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2023년 계묘년 흑토끼 포토존, '목포오키토키'
목포시가 2023년 계묘년 대반동 유달유원지 진입 계단에 흑토끼 포토존을 조성했습니다. 유달유원지는 목표의 대표 관광지 중 하나이기도 한데요. 지역 화가들과의 협업하여 유원지를 오르는 동안 귀여운 토끼 일러스트를 볼 수 있도록 계단을 꾸몄습니다.오키토키는 긍정의 의미인 오케이(OK)에서 따온 말인데요. 벽화 외에도 중앙 동산에 지름 2m의 달 조형물과 흰토끼 조형물 2개를 설치했습니다. 또한 조명이 설치되어 있어 밤에도 인증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특히 영산강 일출, 목포대교, 고하도 해상 데크 등과 함께 인증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토끼 옆 라인 조형물도 설치되어 있으니 계묘년을 기념하고 싶다면 방문해 보세요.※ 유달유원지-위치 : 전라남도 목포시 해양대학로 59-운영시간 : 연중무휴-이용요금 : 무료-문의 : 유달유원지 공원관리사무소 061-270-8374-주차 : 인근 공영 주차장 이용반응형'여행가는 달'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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